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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Zkrypto

[MTN뉴스] 칼럼 | 금융산업 패러다임 바꾼 오픈뱅킹의 탄생

최종 수정일: 2023년 6월 23일

[출처] MTN뉴스 2023-06-07

칼럼 | 금융산업 패러다임 바꾼 오픈뱅킹의 탄생




2010년대 중반부터 금융권에서도 뒤늦게나마 디지털 전환 혁명이 시작됐다. 핀테크가 변화를 선도했고 이후 등장한 오픈뱅킹과 블록체인, 인공지능은 금융서비스를 고도화시켜 기존 금융업 판도까지 바꿀 촉매제로 자리매김했다. 머니투데이방송은 NH농협은행에서 디지털R&D센터장을 역임한 김봉규 지크립토 연구소장의 연재 칼럼을 통해 진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금융업의 발자취와 미래를 조명해본다. 김봉규 소장은 농협은행 재직 당시 오픈뱅킹의 전신 격인 오픈API를 국내 최초로 기획했으며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금융서비스에 접목했다. 현재는 블록체인 기술기업 지크립토에서 웹3.0 시대에 대응할 미래금융 솔루션의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2000년대 금융산업에서 가장 큰 변화를 이야기한다면 필자는 2019년 12월의 '오픈뱅킹 도입'이라고 주저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오픈뱅킹 도입 전과 후의 변화는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오픈뱅킹이 탄생하기 까지는 이를 위한 준비 작업들이 있었다.





김봉규 지크립토 연구소장(전무)


2015년 3월 국내최초로 농협은행이 오픈API 기반의 오픈플랫폼 구축을 선언했고 7월에 금융위원회가 주관해 금융결제원에서 시중은행들이 참여하는 '은행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 협의가 시작됐다. 그해 12월에 농협은행이 오픈API를 출시했고, 이듬해인 2016년 8월에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은행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이 개통됐는데 이때만 해도 금융권에서는 오픈API의 활성화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 이유는 두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API를 통해 금융사의 정보가 외부에 공개되는 것, 즉 데이터 개방에 대한 우려이고, 둘째는 기존 서비스인 펌뱅킹 등과의 시장 마찰로 야기될 수 있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에 대한 염려였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금융산업의 새로운 시장변화 요구였던 오픈뱅킹이라는 큰 혁신 앞에는 장벽이 될 수 없었다. 이후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시중은행들은 '은행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에 기반해 오픈뱅킹이라는 금융의 새로운 변화에 동참했고, 결국 2019년 12월 오픈뱅킹이 출범하게 된 것이다. 오픈뱅킹은 서비스의 의미보다는 고속도로와 같은 국가 인프라망으로의 활용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오픈뱅킹을 통해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 이체 등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분명 오픈뱅킹의 탄생은 금융산업의 판을 흔드는 사건으로, 이로 인해 금융산업의 생태계가 재편되고 있다. 그 첫번째가 마이데이터(my data)라 불리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다. 오픈뱅킹이 출범한 다음 해인 2020년 2월 '데이터3법'이라 불리는 신용정보법,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이 개정돼 8월 시행됐으며 본격적으로 2022년 1월 마이데이터가 전면 시행됐다. 마이데이터 사업이란 개인신용정보 전송요구권 행사를 전제로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통합해 개인에게 제공하는 사업이다(신용정보법 제2조 제9호의2). 이 또한 API기반으로 움직인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새로운 유형의 플레이어(Player)의 출현이지만 앞으로 금융산업 생태계에서는 더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뱅킹 이전에는 VAN(Value Added Network)사, PG(Payment Gateway)사 등과 같은 전자금융업자들이 금융권과 시스템을 연동해 필요한 기업에 연계해주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챙겨가는 구조가 많았다.


이때 VAN사가 전달했던 밸류(Value)는 트랜잭션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밸류'는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 여부가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 다시 말해 오픈뱅킹이라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데이터가 곧 '밸류'가 될 수 있다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탄생했고, 이는 금융산업 역사에 있어서 데이터 금융으로 가는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한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때문에 금융사는 생존을 위해 기존의 플레이어 뿐만 아니라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같은 새로운 플레이어들과도 끊임없이 경쟁을 해야 한다. 특히 핀테크는 은행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알리바바, 텐센트, 카카오 등의 기업은 플랫폼 비즈니스 기반의 테크기업으로 출발했지만 결국 규제기반의 은행산업까지 진출해 다양한 유형의 비즈니스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테크기업들은 자기들의 플랫폼에 금융을 어떤 형태로 제공할지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고, 금융사들은 어떻게 하면 금융서비스를 다양한 플랫폼에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한마디로 금융사는 테크기업으로, 테크기업은 금융사로 각각 진출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며 격돌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양 진영 간에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데 이를 '빅블러(Bigblur) 현상'이라 부른다. 이 현상은 금융과 비금융, 금융사와 테크사와 같은 양 진영 간 경계에서 산업장벽을 깨는 새로운 금융혁명의 출현을 촉발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이와 비슷하게 '하이브리드'라는 용어를 많이 쓰는데, 이는 다른 기능이나 기술을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통합의 의미로, 기술 및 성능 향상을 위해 IT분야에 주로 쓰이고 있어 빅블러와는 분명 다른 의미다. 이렇듯 이제 새로운 산업 생태계에서 서로 다른 분야, 기술 및 서비스 등이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를 넘어 서로의 경쟁력을 위해 더 많이 융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의 테크기업으로의 진출 시도는 2016년 우리은행의 위비톡 메신저 플랫폼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필자 또한 그 당시 위비톡의 실험을 응원했지만 결국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사례로 남게 돼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러나 최근에 다시 몇몇 은행의 새로운 사업분야 진출 시도가 알려지고 있다. 신한은행의 배달플랫폼 '땡겨요, KB국민은행의 알뜰폰서비스 '리브엠', 우리은행의 'My택배 서비스'가 그 예인데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비금융 진출이 대폭 허용될 것이라고 한다. 금융회사의 이러한 움직임에 법률 개정에 따른 소요시간과 금융사의 리스크의 확대 등의 우려를 감안해 작은 소리지만 '파이팅'을 외쳐본다.


현재 NH농협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내 6대 시중은행들은 기술은 있지만 협업 및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 지원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기반인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도 스타트업 발굴·육성에 동참하고 있다. 몇몇 시중은행들은 2015년 상반기에 자체 핀테크 지원센터를 출범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스타트업 직접 투자와 투자 연계 및 글로벌 진출까지도 지원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핀테크 기업 위주의 발굴을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ESG분야 등의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또한 주로 전문기업에 위탁 운영했던 엑셀러레이팅 업무도 은행 자체적으로 맡아서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지원 규모도 금융지주 차원 등으로 점차 확대돼 가고 있다.


규제산업의 경계가 외부에서의 침투위협과 내부에서의 파괴적 혁신에 맞물려 이제 금융은 10년후를 장담 못하는 안개 속 혼란의 시대로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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