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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Zkrypto

전세사기 예방과 블록체인 [헬로, 블록체인]

한겨례  2024-05-12


게티이미지뱅크






김기만 | 전 코인데스크코리아 부편집장



최근 공공 영역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정보의 위조·변조가 불가능하고 누구나 실시간으로 장부를 열람할 수 있는 블록체

인의 특성을 기반으로 사회적 신뢰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전세 사기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법원행정처는 최근 블록체인 업체 지크립토로부터 ‘등기·등록정보의 보호·강화를 위한 블록체인 등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는 기존 문서 위변조 방지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각종 부동산 사기 등을 막기 위해 ‘퍼블릭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현재 대법원은 각종 증명서를 발급하는 등기·등록·공탁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위변조 확인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사용 과정이 번거롭고, 허가된 특정인만 검증할 수 있어 공개적으로 검증할 수 없다 보니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허점을 악용한 서류 위조나 명의 도용 등의 범죄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 매도인이 등기부등본을 미리 발급받아 매물을 담보로 대출을 신청한 뒤, 발급받은 등기부등본 하단의 날짜를 위조하여 계약 당일에는 매물에 근저당이 없는 것처럼 속이는 일이 가능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문서가 변경되더라도 등기·등록 정보가 실시간으로 변경되기 때문에 이러한 시간차 공격을 방어할 수 있다. 문서 발급 시점 이후 수정 사항은 확인하기 어려웠던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행정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블록체인특구인 부산광역시는 블록체인 기반 부산자원봉사은행을 구축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개인 간 자원봉사를 주고받는 플랫폼 형태로 구성된다. 이용자들은 제공하거나 받고 싶은 자원봉사 내용이 담긴 글을 앱에 올려 봉사를 주고받을 수 있다.


봉사를 받은 사람은 제공자에게 건당 기본 포인트를 제공하고, 이 포인트는 봉사자 앱의 전자지갑에 적립되어 다른 이의 봉사를 받는 데 사용될 수 있다. 포인트는 지역기업 후원 물품을 파는 온라인몰, 공연장, 주차장 등에서 구매하거나 할인 혜택을 받는 데 쓸 수 있으며, 다른 이에게 기부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한 데이터 저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다.


인천광역시는 관광 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섬 관광 패스인 아이섬(I-SUM) 패스를 구축해 섬 여행 활성화와 여행객 안전 확보라는 두가지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분산신원증명(DID)으로 위변조 없는 신원 확보가 가능해 비상 상황에 적시 대처할 수 있고, 개인 정보 유출 우려도 줄일 수 있다.


대구광역시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블록체인 메인넷을 개발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어린이집 통합 모니터링 플랫폼의 고도화를 추진한다. 어린이집 출결석 이력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등하원 시간 위변조가 불가능해 보조금 부정수급을 방지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지역 병원이나 약국과 협업해 블록체인 기반 전자처방전도 구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종이 사용을 줄이고, 처방 약 중복 수령 방지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시도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행정 시스템은 실험적인 단계지만, 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신뢰를 높여가는 과정으로써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전세사기는 부동산 거래 때 큰 피해를 야기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블록체인 기술 도입은 이러한 사기를 예방하고 부동산 거래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와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검토와 도입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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